13호분은 말이산 고분군 중앙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봉분 규모도 직경 40.1m 높이 7.5m에 달하는 아라가야 최대급 고분입니다. 1700년 전 고대 아라가야의 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13호분은 대형 돌덧널무덤으로 독창적인 왕묘의 축조공법과 천문사상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아라가야의 고분문화로 가야 전시기를 걸쳐 강국으로 자리매김하였던 아라가야의 국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무덤 덮개돌인 천문개석에는 말이산고분군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밤하늘 별자리와 은하수 등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길이 230㎝, 너비 53∼78㎝, 두께 25㎝로 무덤 덮개돌 14개 중 남쪽에서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천문개석은 아래쪽에 성혈(星穴) 125개가 새겨져 있으며 주피장자 바로 위 중앙에 위치해 있습니다. 가야 최초로 확인된 이 별자리는 동양 별자리 ‘남두육성’과 ‘청룡별자리’로 서양별자리 궁수자리와 전갈자리에 해당합니다. 이는 고대 아라가야인들의 천문사상을 엿볼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무덤방 내부를 붉게 칠한 채색고분, 고암반대 축조, 중심분할석벽 등은 13호분에서만 확인되고 있는 특징입니다.
중심분할석벽은 우리나라의 삼국시대 봉토고분에서 최초로 확인된 구조로 대규모 암반대 조성공정에서 생성된 암반석재를 봉분축조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마치 석성의 성벽과 유사하며 잔존 높이만 무려 3m에 달합니다. 석벽은 정확히 돌덧널의 중심축 상부에 축조되어 있어 13호분이 치밀한 설계를 통해 축조되었음을 보여줍니다. 13호분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가 한 차례 조사한 적이 있으나 도굴식 조사에 그쳐 원상이 많이 훼손된 상태였지만, 100년 만에 재조사 되면서 꽤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습니다. 북벽 아래 부장공간과 인접한 주피장자공간에서 조형미가 뛰어난 두 귀 달린 장군을 비롯한 그릇받침(통형기대ㆍ발형기대), 굽다리접시(고배) 등의 토기류와 청동제 말갖춤장식편 및 갑옷편, 금동제 투조 허리띠장식구와 비취곡옥 등이 출토되었습니다. 출토된 토기로 보아 이 왕묘는 5세기 후반에 축조된 것으로 보입니다.